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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velop Study/VR

매체로써의 VR

Priv 2024. 7. 14. 17:26


 

 

1. 커뮤니케이션 매체

VR은 매체다.

커뮤니케이션 매체로써 VR은 다양한 잠재력과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다른 커뮤니케이션 매체와도 연관이 깊다.

효과적인 VR 경험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VR이라는 매체의 기술만 이해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매체에 대한 배경 지식과 그 매체에 대한 이해, 특징과 장단점, 경험 등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과 그러한 커뮤니케이션을 창작하는 것에 필수적이다.

커뮤니케이션 매체로써 VR은 다른 전통적인 매체들과 다양한 특징들을 공유하고 있다.

그렇다면 매체란 무엇일까?

- 매체: 두 가지 이상의 것 사이에 존재하는 무언가, 하나에서 다른 것들로 전달될 수 있는 모든 것.

여기서 전달되는 '모든 것'은 말 그대로 '모든 것'이다.

아이디어처럼 추상적인 것도 될 수 있고, 어떠한 물건처럼 물리적인 것, 에너지일 수도 있다.

쇠 파이프 또한 액체를 다른 곳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므로 매체라고 할 수 있다.

소설 또한 작가의 아이디어와 콘셉트를 전달할 수 있으므로 매체라고 할 수 있다.

- 캐리어 매체(Carrier Media): 쇠 파이프처럼 물리적인 물질이나 에너지를 전달하는 매체.

- 인간 커뮤니케이션 매체(Human Communication Media): 소설처럼 아이디어나 콘셉트 등을 전달하는 매체.

매체는 콘텐츠를 전달이 완료될 때까지 저장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매체는 콘텐츠를 영원히 저장하기도 하지만, 어떤 매체는 콘텐츠 전달을 위한 메커니즘으로만 쓰이기도 한다.

양동이는 물을 저장하기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저장 매체(Storage Medium)이라고 부를 수 있다.

하지만 물은 양동이에 담긴 상태에서 다른 곳으로 전달될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양동이를 캐리어 매체라고 부를 수 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쇠 파이프는 액체를 전달하는 용도일 뿐, 저장하는 용도는 아니다.

이 때문에 쇠 파이프는 양동이와 달리 저장 매체로 불릴 수 없다.

또한 모든 콘텐츠는 '인터페이스'라고 불리는 콘텐츠의 경계에 위치하여 사용자가 콘텐츠에 접근하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접근 지점이 존재한다.

여기서 표현의 매체로써 VR의 주요 특징 중 하나를 언급하자면 컴퓨터를 통한 조정이다.

해상도, 반응 속도, 인터페이스의 완성도 등은 결과물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캐리어 매체로서 VR을 다룰 때는 이러한 사항들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또한 컴퓨터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만큼, VR의 이러한 특징도 시간이 지날수록 빠르게 발전할 것이라 기대할 수 있다.

 


 

2. 가상 세계

모든 아이디어 전송 매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이다.

가상 세계는 인간 커뮤니케이션 매체의 콘텐츠이다.

이를 콘텐츠라고 부르는 이유는 수신자가 위치한 장소, 상호작용한 오브젝트, 가상 세계의 주민들과 경험한 것을 묘사함으로써 전달된 아이디어가 살아나기 때문이다.

가상 세계라는 이름의 대체 세계는 그 세계를 만든 창작자의 규칙을 따르며, 창작자는 창조주처럼 그 세계에서 완전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런 형태의 가상 세계는 창작자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할 수도 있으며, 다른 사람들과 공유될 수도 있다.

또한 실제 세계는 가상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

가상 세계가 상상 속의 공간이지만 실제 세계와 가상 세계 사이의 경계선이 모호할 수도 있는데, 이는 가상 세계가 실제 세계를 모방했을 경우 더욱 심해진다.

즉, 어떠한 가상 세계는 물리적 세계에 존재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어떠한 세계의 생생한 표상이다.

예를 들어, 종이에 파이프 그림을 그린 뒤에 사람들에게 가져가 이것이 무엇인지 물어보자.

그럼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림'이 아니라 '파이프'라고 대답할 것이다.

이는 가상 세계(그림) 속의 파이프와 실제 세계의 파이프의 경계선이 모호하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호한 경계선을 의식하면서도 이 둘을 혼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가상 세계는 시뮬레이션이 프로그램, 이미지화된, 단순하거나 복잡한 행동 규칙에 의해 이끌어지는, 일부 매체에서 나타나는 도메인의 시뮬레이션으로 생각할 수 있다.

- 행동 규칙: 컴퓨터 프로그램, 보드 게임의 규칙, 이미지에 사용된 색상, 누군가의 상상력으로 구현될 수 있다.

- 도메인: 가상 세계의 공간, 체험자, 오브젝트, 규칙의 범위.

이를 요약한다면, 가상 세계는 매체에 의해 전달되는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매체에서 구현된 가상 세계의 몇 가지 예시를 아래와 같이 표로 정리해 보았다.

인간 커뮤니케이션 매체 가상 세계
상상력 공상/멘탈 모델
장난감과 상상력 인형 놀이, 연극 놀이
지도 지하철 노선도
착각 (마술 등) 야구 모자에서 곰돌이 꺼내기
비디오 게임 <DOOM> 시리즈, <Forza> 시리즈 등

 


 

3. 아이디어 전달

아이디어를 퍼트리고 타인에게 전달하는 능력은 사람들이 만든 기술에 기반하고 있다.

현대인에게 가장 익숙하고 대표적인 기술을 하나 고르자면, 당연히 '인터넷'일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의 과정은 언제나 한 사람이 아이디어를 떠올리면서 시작된다.

그 아이디어는 사적일 수도 있으며, 아니면 타인에게 전달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탄생할 수도 있다.

- 발신자/창작자(Communicant): 아이디어를 생성한 사람.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하는 주체가 된다.

- 수신자/체험자(Recipient): 발신자/창작자가 시작한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전달된 아이디어를 제공받는 사람.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지에 위치한다.

아이디어가 전달되기 위해서는 그 아이디어를 표현하기 위한 방법(매체)을 선택해야 한다.

그림 그리기, 음악 연주하기, 소설 쓰기 등이 매체에 해당하며, 그 매체의 종류에 따라서 가상 세계의 구성 방법과 형태, 특징들이 모두 달라진다.

그림을 그린다고 가정하면 그림의 스타일, 형태, 사용된 기술 등이 달라지며, 음악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렇게 구성된 가상 세계는 표현 방법에 따라서 경험이 달라지고, 그 경험을 통해서 수신자/체험자가 발신자/창작자의 아이디어를 전달받을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퍼포먼스'라는 개념을 하나 더 추가할 수 있다.

이 퍼포먼스는 수신자가 아이디어를 전달받는 경험을 할 때,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요소이다.

그림을 예시로 들자면, 그림을 그릴 때 사용한 컴퓨터가 일종의 퍼포먼스가 된다.

음악을 예시로 들자면, 음악 공연 그 자체가 퍼포먼스가 될 수 있다.

또한 그림을 그리는 데 사용된 컴퓨터, 붓, 물감 등 퍼포먼스를 위해 존재하는 것들을 '퍼포머'라고 칭한다.

음악에서는 뮤지선, 싱어 등이 퍼포머에 해당한다.

VR 경험에 이를 적용하자면, 컴퓨터가 퍼포먼스를 제공하는 퍼포머(Performer)가 되며, 수신자는 해당 작업에 참여하여 경험을 생성할 수 있다.

 

3.1. 저장 매체

저장 매체는 일반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을 제공하지만, 아이디어를 전달받는 작업을 수행할 때 그 작업이 인지되는 방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음악을 예시로 들자면, 음원 파일은 mp3 형식의 일종의 데이터로 저장될 수 있다.

저장 매체에 저장된 음원 파일은 mp3 플레이어 등을 통해서 재생될 수 있으며, 이는 음원 파일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얼마든지 해당 음악(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것이 음악가가 스테이지에서 직접 그 음악을 연주한, 퍼포먼스를 현장에서 직접 즐기는 것과 동일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 속에서 라이브로 공연을 볼 때와 작은 방에서 혼자 스피커로 음악을 들을 때는 굉장한 차이가 존재한다.

이는 그림도 마찬가지이며, 영화도 마찬가지이다.

상호작용이 가능한 VR처럼 컴퓨터를 퍼포머로 사용하는 일부 매체의 경우에는 저장 매체에 경험을 전송할 때 아주 중요한 요소가 손실된다.

VR을 착용한 체험자가 체험했던 그 경험을 저장 매체에 저장한다고 가정하면, 그때 체험했던 모든 경험을 온전히 저장하는 것이 가능할까?

그러한 체험은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만들어졌으므로, 저장 매체에 그 체험을 온전히 저장한다는 것은 그 체험을 통해 경험한 상호작용 또한 온전히 저장되어야 한다는 의미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손실을 막는 것은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필연적이며, 이 필연적인 손실에 의해서 경험의 본질이 바뀌게 된다.

물론 모든 매체가 이렇게 필연적인 손실을 겪는 것은 아니다.

소설의 경우, 메모리 스틱에 소설 텍스트를 저장하는 방식으로 저장 매체 활용이 가능하다.

이 저장된 텍스트를 출력하거나, 전자책 리더기로 출력해 읽는다고 해서 이야기의 정신 자체가 손실되지는 않는다.

다만 이는 종이로 된 책이 아니기 때문에 종이의 질감, 레이아웃, 서체, 촉감 등은 손실될 수 있으며 이것이 체험자의 경험에도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는 것이다.

 

3.2. 수신자의 경험과 내외부 작용

수신자의 경험은 수많은 내외부 작용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 외부 작용 영향: 해당 작업이 수행된 이후 흐른 시간 또는 달라진 장소. (생생함의 변화)

- 내부 작용 영향: 수신자의 정신적 반응, 감정의 변화, 행동 방식의 변화, 통찰력 또는 메시지에 대한 혼란과 거부 반응 등.

마지막으로 몇몇 매체는 수신자가 가상 세계와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하여 퍼포머에게 피드백 루프를 생성할 수 있다.

공연 예술을 예시로 들자면, 공연이라는 퍼포먼스에 대한 청중의 반응이 나머지 공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과 같다.

상호작용을 하는 컴퓨터를 매개로 한 매체(VR 등)에서는 체험자가 체험할 수 있는 상호작용의 수준에 따라 청중이 자신의 경험의 공동 작가가 될 수도 있다.

 


 

4. 인간 커뮤니케이션 매체가 지니는 문제점들

커뮤니케이션이 이용되는 매체는 공통적으로 아래와 같은 문제점들을 지니고 있다.

- 저작권: '경험'의 저자는 누구인가? 경험의 창작자인가, 경험의 체험자인가?

- 언어: 인간이 소통하는 매체는 서로 다른 특성을 지니므로, 그 매체에 맞는 효과적인 언어를 개발한다. 만약 체험자와 창작자가 다루는 언어가 다르다면? 언어는 정말 '텍스트' 형태로만 다루어져야 언어인가?

- 인터페이스: 콘텐츠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매체와 무관하게 인터페이스를 '통과'한다. 그 인터페이스의 완성도와 존재는 가상 세계를 체험할 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4.1. 인터페이스

가상 세계에는 수신자가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는 가상 세계와 연결된 인터페이스가 존재한다.

소설의 경우에는 순차적으로 작성된 페이지의 텍스트가 독자에게 전달되고, 독자는 자신과 소설(매체) 사이에 존재하는 가상 세계와 상호작용한다.

여기서 가상 세계와 연결되는 지점의 액세스 포인트가 바로 사용자 인터페이스이다.

게임의 경우에는 더욱 명확하게 인터페이스가 표현된다.

캐릭터가 사용 중인 무기, 체력, 경험치의 수, 미니맵 등이 모두 인터페이스이다.

게임을 하는 게이머들은 유저 인터페이스(UI)라는 일종의 '레이어'를 거쳐서 게임 속 가상 세계에 진입한다.

컴퓨터를 다룰 때 사용하는 키보드와 마우스 또한 인터페이스라고 부를 수 있다.

- 사용자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 체험자, 가상 세계 사이의 경계에 위치한 액세스 포인트. 정보는 매체가 지닌 인터페이스를 통해 발신자와 수신자 사이를 지나간다.

소설의 예시처럼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꼭 기술적인 개념이 담겨있지 않아도 된다.

또한 인터페이스는 상황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

수신자가 매체에 직접 참여하는 게임의 인터페이스와 단순히 전송되는 경험을 받기만 하는 영화나 소설의 인터페이스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터페이스는 체험자와 가상 세계를 연결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가상 세계의 디자인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상적으로 생각해 본다면 인터페이스가 원활한 정보의 전송을 구현함으로써 체험자는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전달받을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VR에서 사용되는 인터페이스의 최종 목표를 '인터페이스가 없는' 인터페이스로 잡기도 한다.

즉, VR 경험이 매우 잘 디자인되어 사용자와 가상 세계 사이에 인터페이스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만약 이것이 이루어진다면 가상 세계 속의 체험자들은 현실 세계와 동일한 방법으로 그 세계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인터페이스가 '보이지 않는' 것이지, '사라지는' 것은 아님에 주의해야 한다.

'인터페이스가 없는' 인터페이스의 가장 대표적인 예시를 게임에서 찾자면 뭐니 뭐니 해도 <데드 스페이스> 시리즈일 것이다.

인터페이스는 특정 매체의 특징과 제약, 역량에 따라서 크게 달라진다.

이는 인터페이스가 지니는 특징이기도 하지만 주의할 점이 되기도 한다.

소설과 인터랙티브 픽션을 함께 떠올려보자.

소설은 인터랙티브 픽션과 달리 상호작용의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 매체이다.

만약 창작자가 소설과 인터랙티브 픽션을 함께 작업한다고 가정하면, 각 매체에 대한 인터페이스를 서로 다르게 구성해야 한다.

즉, 여러 매체를 위해 가상 세계를 디자인하고 싶다면, 인터페이스를 더욱 철저하게 정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각 매체의 인터페이스가 지니는 제약을 함께 이해하고,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해야 여러 매체의 특징과 장단점을 적절히 활용한 인터페이스가 탄생할 수 있다.

또한 하나의 특정 매체와 인터페이스를 위해서 설계된 가상 세계는 다른 매체와 인터페이스와 궁합이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이를 조정하여 새로운 인터페이스와 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항상 그럴 수는 없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게임을 예시로 들자면, <메탈 슬러그>의 모바일 이식판이 대표적이다.

<메탈 슬러그>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아케이드 게임기 환경에서 즐기던 게임이었으며, 조이스틱과 몇 개의 버튼을 활용한 인터페이스를 활용했다.

이를 모바일 플랫폼으로 이식하면서 <메탈 슬러그>를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생겼지만, 게이머가 바라보는 화면과 조작해야 하는 화면이 같은 곳에 위치할 수밖에 없다는 모바일 게임의 특성이 큰 단점으로 지적되었다.

게이머가 버튼을 누르기 위해 뻗은 손가락에 적군이 가려지는 바람에 캐릭터가 사망하는 일이 자주 벌어지고, 가려지는 화면의 면적이 너무 넓어 플레이가 굉장히 답답해지는 문제가 벌어진 것이다.

이 예시를 확장해서 생각해 보면 모든 콘텐츠가 VR 시스템에 적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음을 설명한다.

즉, 주어진 콘텐츠와 목표가 무엇이든 이에 가장 적합한 매체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4.2. 언어

언어는 말하고 쓰기 위해 존재하는 단어의 산물이 아니다.

정형화된 심벌, 기호, 제스처 또는 이와 유사한 모든 시스템으로, 생각과 감정 등을 소통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거나 이해되는 모든 것이 언어이다.

언어는 일종의 상징 기호(Symbol)이며, 대상과 관계가 없고 기호들 간의 차이, 질서에 의해 그 의미가 만들어지는 '사회적인 약속'이다.

이 때문에 상징 기호(언어)를 이해하고 사용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교육이 요구된다.


 

1. 기호학과 영화 이미지의 역사

1. 퍼스와 기호학 우리는 일반적으로 '잘 그린 그림'을 평가할 때, 현실과 얼마나 유사하게 그렸는가를 가지고 평가한다. 사진이라는 매체가 등장하기 이전까지 수많은 시각 예술 작품들은 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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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사용하는 다양한 매체들은 서로 다른 특성이 존재하며, 이 특성에 따라 사람들은 서로 다른, 더 효과적인 언어를 개발한다.

각 매체마다 표준화된 도구와 방법도 존재하는데, 창작자들은 이를 사용해서 자신이 지닌 아이디어를 표현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
(음악: 음표와 리듬, 그림: 색과 질감)

새로 등장한 매체들은 그 매체에 맞는 언어가 등장하기 전에 거쳐온 모든 시행착오를 거치며 발전해 온 과정을 겪는다.

이는 다른 매체의 언어도 포함하는데, VR의 경우에는 컴퓨터 그래픽, 비디오 게임, 인터랙티브 픽션 등이 지니고 있던 언어 요소를 물려받았다.

 

4.2.1. 언어를 논하는 이유

매체의 언어에 능하지 않더라도 일반적인 체험자/수신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일부 콘텐츠를 이해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매체의 언어를 학습하고 다시 매체를 접하게 된다면 여태껏 놓치고 있었던 수많은 메시지들이 다시 보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영화 이론과 서사 이론을 공부하지 않아도 영화를 즐기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영화에서 사용된 컷씬과 연출 기법, 이야기의 문법 등을 학습한 이후에 그 영화를 다시 보면, "왜 감독은 이 장면을 이러한 컷씬과 연출을 사용해 촬영했는가?"에 대한 의문과 해답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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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매체의 언어에 대한 이해를 통해 매체로 전달되는 수신자의 메시지를 더 깊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와 동일한 이유로 매체를 완전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매체 언어의 창의적인 요소(쓰기)와 해석적인 요소(읽기)를 모두 공부해야 한다.

매체의 언어도 그 매체를 지탱하는 근본적인 기술의 발전과 함께 진화했다.

초창기 시절의 영화는 단순히 일상생활에서의 이벤트를 기록하는 것에 그쳤지만, 이후 점차 카메라를 움직이며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이 등장했다.

여기서 이야기를 향상한 도구는 카메라가 되었으며, 이 카메라 기술은 영화의 언어 요소로 활용되었다.

 

4.2.2. VR의 언어

VR은 아직 언어가 개발되고 있는 시점에 위치해 있다.

VR 매체는 경험에 참여하는 청중에게 제시되는 메시지와 결합하는 언어의 기호, 문법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아직 어리고 미숙하며 시대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진화하고 있다.

현재 사용되는 VR의 언어는 대부분 다른 관련 매체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VR 매체의 특성에 따라 조금씩 조정되어 활용되고 있다.

다른 매체에서 가져온 VR의 언어 요소를 언급하자면 '메뉴'와 '위젯 창'이 대표적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전달되는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과 같은 다른 매체와 마찬가지로 VR도 시공간 처리 방법에 대한 유연성이 크다.

VR 경험에서 시간을 제어하는 것은 시간 상수를 고정해서 현실 시간과 n배 차이가 나게 만들거나, 아예 현실 시간과 동일한 속도로 흘러가게 만드는 등, 다양한 선택지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시간과 속도를 체험자가 직접 조작하거나, 특정 시점으로 점프하게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공간을 다루는 것도 VR 매체는 상당히 자유롭다.

사용자가 조작하거나 관찰하는 모든 것은 신체 추적 기술의 범위 안에서만 이루어지거나, 무한하게 넓은 공간에서 이루어질 수도 있다.

무한하게 넓은 공간에서의 움직임은 신체를 직접 움직이는 것 대신, 자신이 원하는 곳을 가리키는 것만으로도 가능하다. (포인트 투 플라이)



 

4.2.3. 자기 표상

가상 세계에서 자신의 모습을 전체 또는 일부를 표현하는 것은 체험자가 가상 세계를 인지하고 자신의 감각을 활용하고 있음을 자각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공간 안에 있는 손'이 가장 대표적인 자기 표상의 예시이며, 물리적으로 얼마나 많은 신체가 표현되는 것과 무관하게 이러한 자기 표상을 '아바타'라고 부른다.

이 아바타를 통해 타인과 상호작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VR 애플리케이션의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VR Chat>이다.

가상 세계에서는 사용자를 명확하게 표현하기 위한 제약이 존재하지 않으며, 누구나 자유롭게 어떠한 표상이라도 아바타로 사용할 수 있다.

 

4.3. 저작권

매체의 종류에 따라 해당 경험의 저자가 누구인지 답하기 어려운 경우가 생긴다.

그중 대표적인 예시가 VR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다루어야 하는 근본적인 문제는 "경험이란 무엇인가?"이다.

상호작용이 가능한 매체에서 체험자는 자신만의 경험을 만들 수 있다.

창작자의 의도에 따라 체험자의 선택과 행동이 강제되지 않는 이상 그 경험을 체험한 사람들마다 서로 다른 경험을 하게 될 수밖에 없다.

심지어 창작자의 의도에 따라 체험자의 선택과 행동이 강제되었다고 할지라도 체험자가 그러한 강제적인 선택과 행동을 받아들이는 태도와 느끼는 감정, 공감 수준에 따라서도 경험이 달라지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느낌'은 누가 만들어내는 것인가?

창작자는 그러한 느낌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매체와 콘텐츠를 제작한 존재이지만, 서로 다른 자신만의 느낌은 순수하게 체험자의 것이다.

창작자가 아무리 다양하고 완벽한 매체와 콘텐츠를 만들어 제공했다고 가정해도, 그 매체와 콘텐츠의 체험자가 존재해야 비로소 경험이 완성될 수 있다.

이처럼 경험에 대한 저자를 완벽하게 구분하는 것에 대한 해답은 명확하지 않다.

즉, 작업의 저자는 어떤 매체를 통해 콘텐츠를 제작한 사람(또는 팀)으로 정의할 수 있기에 간단하지만, 관찰자/수신자에게서 해석이 일어나기 때문에 이들도 저작권에 대한 일부 권리를 충분히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일부 권리는 체험자에게 제공된 가상 세계라는 콘텐츠에 대한 권리가 아니라 그 콘텐츠를 통해 겪은 경험에 대한 권리를 말한다.

한때 논란이 되었던 '사망한 게이머의 스팀 라이브러리 양도 불가' 문제와 '<더 크루>의 서비스 종료에 따른 원천적인 게임 접속 불가' 문제를 떠올려보자.

게임을 즐기던 체험자들은 그 게임을 통해 겪은 경험에 대해서는 권리가 있다.

정식으로 게임을 구입했으며, 자신이 즐기는 게임(콘텐츠) 사용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했다.

그렇다면 어째서 게이머들은 자신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여 구입한 게임에 대한 경험의 권리를 빼앗겨야 한다는 것일까?

그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어떤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일까?

매체가 어떠한 형태로든 상호작용을 허용한다면 수신자/체험자는 가상 세계 속에서 자신만의 경험을 만들어내면서 상호작용을 허용하지 않는 다른 매체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경험을 '생산'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는 저작권에 대한 문제를 더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소가 되며, 설령 상호작용 엔터페이스가 없는 매체라고 해도 수신자가 제시된 콘텐츠를 접하면서 자신만의 이해와 해석을 하고 제시된 표상에 대해 숙고하게 되면, 어느 정도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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