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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세계의 현실감 본문

Develop Study/VR

가상 세계의 현실감

Priv 2024. 8. 16. 19:29


 

 

1. 우리가 '사실'이라고 받아들이는 것

여태까지 살펴본 내용의 대부분이 우리가 '사실'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내용이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가상 세계를 경험할 때, 그것을 '사실'이라고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요소들이 대체 무엇일까?

이를 계층 형태로 표현한다면 아래와 같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갈수록 그 수준이 낮아진다.

- 우리가 직접 경험한 것

- 우리가 다른 매체를 통해 그려낸 실제 모습들
(공룡의 과학적 재구축 등)

- 우리가 미디어를 통해 경험한 상상력

- 아직 상상조차 하지 못한 상상력, 프레젠스 하지 않은 것들
(이 계층은 예시가 있을 수가 없다. 예시가 있다면 상상을 했다는 뜻일 테니까)

 


 

2. 다중 감각과 신뢰성

다중 감각은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가상 세계에 대한 신뢰성을 증가시키고, 프레젠스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VR 콘텐츠를 개발하는 입장에서는 (물론 힘들겠지만) 다양한 감각 전달을 복합적으로 활용하여 가상 세계의 실재에 대한 인상을 높이고자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가상 세계의 신뢰성과 실재에 대한 인상은 개개의 오브젝트의 사실성에서 시작된다.

가상 세계에 놓인 체험자와 접촉하는 오브젝트들의 사실성이 쌓이고 쌓여서 가상 세계의 사실성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가 체험자가 더 이상 볼 수 없는 곳에서도 소리를 비롯한 다양한 피드백을 통해서 그 오브젝트가 여전히 그 공간에 존재하고 있음을 강조하는 것이다.

즉, 수도꼭지를 열어둔 채로 고개를 돌리거나 다른 곳으로 이동하더라도, 수도꼭지에서 쏟아지는 물소리가 가상 공간 안에 울려 퍼지는 식이다.

다만 촉각은 착각을 유도하기가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다른 감각적 입력을 확증할 때 촉각적 피드백을 도입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즉, 다른 감각을 자극하는 피드백을 활용하여 최대한 체험자가 가상 공간에 몰두하게 만들어둘 수 있다면, 촉각적 피드백의 수준이 충분히 현실성이 없다고 해도 그것이 프레젠스를 방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루기가 까다로운 촉각과 달리 청각은 다루기도 쉬우면서도 가상 세계의 전반적인 현실감을 크게 향상할 수 있는 좋은 요소로 작용한다.

오브젝트 사이에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사운드(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물소리가 터널 안에 울려 퍼짐)는 가상 공간 속에 있는 오브젝트들도 프레젠스 한다는 것을 알려줄 수 있다.

만약 여건이 된다면 '세트장'도 프레젠스를 향상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현실에서 세트장을 바라보면 그저 벤치의 형태만 갖춘 검은 사물이기 때문에 특별한 효과가 없겠지만, VR 디바이스를 착용하고 있는 체험자 입장에서는 완전히 다른 의미를 지닐 수 있다.

즉 시각적, 청각적 피드백 등을 받고 있는 체험자는 가상 세계 속에서 프레젠스를 경험 중이므로 가상 세계 속에 있는 벤치에 실제로 앉을 수 있다는 경험이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3. 프레젠스의 파괴

프레젠스를 향상하는 요인도 존재한다면 당연히 프레젠스를 파괴하는 요인들도 존재할 것이다.

이러한 요인들 중 일부는 단순히 기술적인 한계일 수 있으며, 만약 그렇다면 기술의 발전에 따라 그 한계는 점차 줄어들 것이다.

또 다른 요인은 경험의 디자인, 체험자의 상태 및 지식의 수준이다.

즉, 청각적 피드백보다 시각적 피드백에 더 집중하는 체험자(나는 강의를 듣는다 vs 나는 강의를 본다)가 청각적 피드백에 집중한 가상 세계를 경험했다면 시각적 피드백보다 청각적 피드백에 더 집중하는 체험자보다 더 강한 프레젠스를 경험했다고 말할 수 있는가라는 것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콘텐츠 디자이너가 설계하고 있는 콘텐츠의 예상 소비자층을 잘 겨냥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며, 체험자들에게 제공하는 경험의 만족감은 각 체험자들의 특성에 따라서 모두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환경적인 요소들도 프레젠스를 파괴할 수 있다.

모든 사람들이 넓은 공터처럼 장애물 하나 없는 공간에서 VR을 경험할 수는 없을 것이다.

VR을 경험하는 공간은 결국 현실 세계 속의 공간이며, 그러한 현실 세계 속 공간에 배치되어 있는 사물들은 언제나 가상 세계에 예고 없이 침입할 수 있다.

그러한 침입은 당연히 프레젠스를 파괴하기 쉬우며 경우에 따라 체험자의 안전을 위협하기도 한다.

VR 기기에 연결된 전선이 발에 걸려 넘어진다거나, 테니스 게임을 하는 도중에 공을 치기 위해 팔을 휘둘렀는데 그것이 주변 사람에게 맞는 등의 안전사고도 이 경우에 해당한다.

가상 세계에서 경험하는 것과 모순되는 어떠한 사전 경험도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미 현실 세계에서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쌓음으로써 익숙해진 요소가 가상 세계에서 다시 마주하였는데, 가상 세계 속 경험이 현실 세계 속에서 경험한 것과 괴리감이 크다면 체험자는 마치 '방해를 받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체험자의 실수나 실패로 인해서 겪게 되는 절망감, 상실감, 어려움 등도 프레젠스를 깨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는 게임 디자인과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노력하고 도전해도 체험자의 한계로 도전이 좌절된다면 어느 순간까지는 흥미를 느끼고 다시 도전하는 모습을 보이겠지만, 인내심이 바닥날 때까지 진척이 없다면 결국 실증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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