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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Production

2. 영화의 시대

Priv 2022. 9. 25. 14:56


 

 

1. 모더니즘의 시대: 미적분적 사유의 시대

모더니즘은 종래의 예술(근대)의 기간 동안 이륙한 예술, 건축, 문학, 종교적 신앙, 철학, 사회조직, 일상생활 및 과학 등 전통적인 기반에서 급진적으로 벗어나려는 20세기 서구 문학, 예술상의 경향을 보여준다.

현대 문명에 대해 비판적, 미래에 대해서는 디스토피아적이며 새롭고 혁신적인 문화의 창조를 추구했다는 특징이 있다.

이 모더니즘 시대는 영화 제작에 필요한 거의 모든 도구들을 제공해주는 시대라고 말할 정도로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시대이다.

이 모더니즘 시대에 유행처럼 퍼져나갔던 새로움(New: Nova)에 대한 관심은 처음부터 완전히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 대신, 기존의 사상이나 철학, 근대성 등을 재고하거나, 다채롭게 구성함으로써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에 맞춰져 있었다.

이를 미적분적 사유의 시대라고 부른다.

어떤 대상이나 상태를 무에 가까울 정도로 잘게 잘라내는 것을 미분, 잘게 자른 것을 모아서 어떤 특성을 지니고 있는 지를 알아내는 것을 적분이라고 부른다.

1803년 영국에서 원자론이라는 개념이 등장하면서 원자라는 모든 물질의 가장 작은 단위를 알게 되었고, 이 원자가 합쳐지면서 새로운 물체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이러한 원자론은 새로운 시대의 사유와 결합하며 세계를 원자, 결합(적분), 분리(미분)라는 개념으로 바라보게 만들었다.

즉, 세계를 구성하는 작은 원자들을 분리하고, 재배열함으로써 새로운 세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 것이다.

영화 또한 마찬가지였다.

영화는 움직임과 속도가 있기 때문에 '시간'이라는 개념이 존재한다.

즉, 영화는 이 시간으로 미적분이 가능하다.

시간을 기록할 수 있는 영화를 통해 인간의 신체 움직임을 매우 잘게 나눠 세세하게 분석한다거나(연속 사진술), 사람이 걷는 모습을 연속적으로 촬영한 뒤에 이를 이어 붙여서 하나의 영상을 만드는 식이다.

만화 또한 시간을 다루는 예술이며, 만화를 구성하는 프레임 내부에도 시간이 흐르고 그 프레임들은 지속성이 존재한다.

이처럼 '무언가를 자르고 합친다.'라는 것이 모더니즘을 지배했던 사상이었다.

 


 

2. 필름의 탄생

최초의 영화는 19세기 말에 탄생했으며, 4~5년 사이에 20세기를 대표하는 예술이자 콘텐츠가 되기 시작했다.

영화라는 매체 등장의 기술적, 사회적 요건들은 그보다 더 이른 18세기 후반에 갖추어졌다.

영화가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을 기술적인 요건으로 바라보자면 광학기술(렌즈)의 발달, 기계기술(셔터, 시계 등)의 발달, 화학기술(필름)의 발달 등이 대표적인 기술적 요건들의 발달이 선행되었기 때문이다.

사회적인 요건으로 바라보자면 사람들이 시각적 요소에 값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즉, 사람들이 스펙터클을 소비하기 시작한 것이다.

기계, 기술, 예술, 음악, 에펠탑으로 구성된 1889년 파리 만국 박람회, 1886년 프랑스 파리에서 유행했던 시체 안치소 관람 등이 스펙터클 소비의 절정을 보여준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스펙터클을 위한 매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이 더 큰 스크린을 원하는 이유가 그것이며, 이후 다큐멘터리라는 장르가 등장하면서 영화가 현실을 반영할 수 있음이 드러났다.

영화를 소비하는 관객들은 일종의 '구경꾼'에 해당하며, 구경꾼은 보이는 스펙터클을 단순히 소비하기만 한다.

즉, 영화가 등장한 시대는 사람들이 눈에 보이는 것을 가지고 가치를 매기며, 그 가치를 돈으로 지불하는 시대였다고 말할 수 있다.

 


 

3. 현대적 콘텐츠 제작의 시작으로서의 실사 영화

1900년대에 들어서면서 다중 샷이 등장하였으며, 이는 극 영화의 등장을 의미한다.

이전부터 존재했던 단일 샷 영화는 이후 다큐멘터리 영화에서 쓰이게 된다.

즉, 이 시대부터 영화에도 '이야기'라는 것이 결합되기 시작한 것이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이야기를 좋아한다.

문학 수준의 복잡한 서사가 탄생하면 이 서사를 담기 위해 1인칭 시점 또는 3인칭 시점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영화 또한 마찬가지였으며, 이 복잡한 서사를 표현하기 위해 영화의 문법이 탄생하기 시작했다.

1903년 <대열차 강도> 작품의 성공은 향후 영화 제작 방식에 대한 기본적인 틀을 제공하였다.

이는 즉, 문학과 영화가 합쳐지면서 탄생한 '이야기가 있는 움직이는 영상'의 시작을 알린 것이다.

1910년에 이르고, 할리우드 스튜디오 시스템의 시대가 시작되면서 영화는 촬영과 관련된 거의 모든 문법적 기술을 완성하게 된다.

이후 1950년대, TV가 보급되기 시작하고 흔들리기 시작한 할리우드 스튜디오 시스템은 화면의 사이즈를 확장하면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한다.

그럼에도 결국 할리우드 스튜디오 시스템이 몰락하면서, 그 이후부터는 작가(예술가)들이 영화 문법을 확립 해나가게 된다.

즉, 공장처럼 효율적으로 영화를 양산하던 할리우드 스튜디오 시스템의 시대가 끝나고 작가주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이 시기부터 영화의 문법이 확립/완성되었다.

 


 

4. 봉합 이론

인간이 만든 거의 모든 사물은 이음새를 가지고 있으며, 모두가 이 이음새를 숨기고자 노력한다.

즉, 봉합의 흔적을 지우고자 하는 것이다.

봉합의 흔적이 발견되면, 만들어진 사물이 어디서 유래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프라모델의 봉합의 흔적(이음새)이 발견되면 그 모델이 애초에 플라스틱 조각이었음을 알게 되는 것과 같다.

잘 만들어진, 정교한 물건은 이 봉합의 흔적을 어떻게든 지우고 숨기고자 한다.

이는 물건의 완성도, 완결성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술 작품 또한 마찬가지로 봉합의 흔적이 존재하며, 이를 숨기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

영화의 사물 이전 단계는 현실 세계이다.

즉, 영화를 촬영하고 있는 제작 환경, 영화 촬영 현장의 모습들이 영화가 숨겨야 하는 봉합의 흔적들이라고 할 수 있다.

현실이라는 봉합의 흔적을 지우면 관객들은 온전히 영화에만 몰입할 수 있게 된다.

영화가 봉합의 흔적을 지우기 위한 노력은 매우 다양하다.

영화를 촬영하는 카메라가 기계의 눈이 아닌 사람의 눈을 흉내 내는 연출이 대표적이다.

이 봉합의 흔적을 보다 확실하고 효율적으로 지울 수 있도록 만들어진 규칙들이 영화의 문법이며, 콘티도 그중 일부라고 볼 수 있다.

즉, 계속 다루게 될 영화의 제작 기술들, 서사의 법칙 등은 전부 봉합의 흔적을 지우기 위한 노력의 일부인 것이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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