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v_log

2. 봉합 이론 본문

Visual Arts and Narrative

2. 봉합 이론

Priv 2022. 6. 2. 21:04


 

 

1. 봉합의 개념

인간이 만든 거의 모든 사물들은 이음새를 가지고 있다.

또한 솜씨가 좋은 장인들은 이음새를 어떻게든 숨기는 것에 집중한다.

프라모델을 만들 때도 사포질을 하고 페인트를 칠하면서 어떻게든 부품들이 가지고 있는 이음새를 최대한 숨기고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노력한다.

이음새는 만들어진 사물이 애초에 어떤 것에서 유래되었는 지를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요소이다.

플라스틱 텀블러에 남아있는 이음새는 이 텀블러가 애초에는 플라스틱 원재료였음을 깨닫게 해 준다.

인간에게도 '배꼽'이라는 봉합의 흔적이 있어 인간의 기원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봉합의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는 것은 물건의 완성도, 완결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예술 작품들도 작품을 제작함에 있어서 봉합의 흔적을 지우고, 완결성을 얻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다.

 


 

2. 봉합의 흔적을 지우기 위한 노력들

회화: 르네상스 이후 19세기까지 모든 회화 작품들은 이것이 그려진 이미지라는 것을 보이지 않기 위해 붓의 자국을 없애고자 노력함

 연극: 프로시니엄 아치라고 하는 무대의 개념을 만들고, 배경과 인물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기 우해 무대 미술을 강화함

 문학: 서사라는 장치를 통해 개연성, 허구성, 진실성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이야기를 듣는 이들이 몰입하도록 함

결국 봉합의 흔적을 지우기 위한 노력은 작품 내부에 외적 요인이 침범하는 것을 배제한 채 작품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이다.

 


 

3. 영화의 봉합 이론

영화가 가지는 봉합의 흔적은 카메라 뒤에 있는 현실 세계이다.

봉합의 흔적이 영화 속에 발견되는 경우는 다양하다.

배우가 카메라를 의식해서 NG가 발생하는 경우나, 사극 드라마에서 스태프들이 실수로 두고 간 휴대용 가스버너가 그대로 극에 등장하는 모습 등이 대표적이다.

영화의 기본적인 욕망은 '훔쳐보기'이다.

카메라 너머에 있는 관객들은 카메라로 비치는 극 속의 세상을 남몰래 훔쳐보면서 재미를 느낀다.

영화 자체에 몰입하기 위해서는 이 카메라 뒤에 있는 현실의 흔적들을 최대한 감춰야 한다.

이는 영화 작품 그 자체로써 완벽해지기 위함으로, 관객들이 '훔쳐보기' 욕망을 들키지 않고 끝까지 영화 작품 자체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든다.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이 봉합의 흔적을 숨기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루어진다. 

작품 제작에 사용되는 비가시적 편집의 노력으로는 짧은 컷의 반복 구성, 30도의 법칙, 줌 기능 사용 금지, 스펙터클 등이 있다.

이야기와 스토리를 만들어낼 때의 노력으로는 서사의 법칙을 활용하여 개연성, 허구성, 진실성을 확보하는 것이 있다.

애니메이션에서는 비가시적 편집과 무관하다.

애초부터 장면 속 모든 것들을 그림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현실의 모습을 숨길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경우 애니메이션임에도 불구하고 영화 기법을 모방에 제작하기도 한다.

애니메이션은 영화보다 상대적으로 깊은 서사를 가지기 힘들다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 애니메이션도 영화처럼 접근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수고하셨습니다!


'Visual Arts and Narrative' 카테고리의 다른 글

6. 모험 서사 패턴  (0) 2022.06.15
5. 추구 서사 패턴  (0) 2022.06.14
4. 서사와 장르  (0) 2022.06.14
3. 서사 이론과 마스터 플롯  (0) 2022.06.04
1. 서사의 역사  (0) 2022.06.02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