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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ual Arts and Narrative

4. 서사와 장르

Priv 2022. 6. 14. 22:54


 

 

1. Film의 분류

장르는 관객이 영화를 접하기 전에 이 영화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 지를 미리 언급해주는 일종의 '파라 텍스트'에 해당한다.

관객은 영화를 보기 전에 어떤 장르인지를 파악하고 앞으로 보게 될 영화의 내용이 어떤 내용이기를 기대할 수도 있고, 예상해볼 수도 있다.

필름을 구분할 때는 위와 같이 제작 방식에 대한 구분, 서사의 유무와 실제와의 연관성, 마스터 플롯 및 도상학적 일관성까지 총 3단계로 구분한다.

 


 

2. 영화 장르

2.1) 멜로드라마

멜로드라마란, 음악을 뜻하는 그리스어 melos와 움직임을 뜻하는 drama의 합성어이다.

관객의 정서와 감성에 의존하는 통속적인 장르로서, 남녀의 사랑처럼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좋아하는 것,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을 담아둔 장르라고 할 수 있다.

멜로드라마는 일반적으로 여성의 언어라고 불리며, 감각적 또는 감성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18세기 프랑스혁명 이후 왕조, 신성에 의존했던 연극이 세속적인 도덕적 가치와 가족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연극으로 변화했는데, 이 시기를 지배했던 연극들을 멜로드라마라고 칭한다.

중세 시대의 사고는 '신의 뜻'이 중심이었다.

그 시대에 탄생한 고전적인 비극에서도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운명을 다루었다.

하지만 멜로드라마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감정을 다루는 만큼, 인간의 힘으로 피할 수 있었던 운명을 다루고 있다.

통속적 비극의 주된 관계가 남녀의 사랑에서 비롯되듯, 멜로드라마의 중심 내용에는 '로맨스'가 포함되어 있다.

이 때문에 멜로드라마의 갈등 요소(신분 차이로 인한 갈등, 출생의 비밀, 뒤바뀐 운명, 트라우마, 불치병 등) 역시 모두 로맨스로부터 기인한다.

멜로드라마에는 남녀의 사랑, 선과 악의 대립 등과 같이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좋아하는 소재들이 중심을 이룬다.

이는 멜로드라마가 하나의 통속극이기 때문이다.

통속극은 이처럼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좋아하고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다루는 극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나쁜 놈은 끝까지 나쁜 놈'이라는 소재를 사용했다면, 관객들은 악당에 공감하지 않고 주인공의 모습에 끝까지 공감하며 '선과 악이 끝까지 싸운다'라는 내용의 극을 즐길 것이다.

또한 그 극은 통속극인 만큼, 언제나 '선이 악을 이긴다'는 결말을 보여줄 것이다.

멜로드라마는 로맨스를 담담하게 그리는 것 대신 정서적 과잉으로 그려내고 있다.

정서적 과잉을 통해 관객들에게 강한 연민을 불러일으키고, 눈물을 끌어내는 것은 멜로드라마의 큰 특징 중에 하나이다.

이 때문에 지적이고 이성적인 것에 호소하는 것 대신 값싼 감상주의에 호소한다는 비판이 있지만, 그럼에도 관객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는 감성적인 정서가 인간의 원초적인 감정이며, 강한 호소력이 있기 때문이다.

멜로드라마는 모든 장르를 포괄할 수 있는 하나의 양식이 될 수 있는 장르이기도 하다.

액션, 드라마, 스릴러 등 수많은 장르 영화들이 멜로드라마의 요소들을 함께 섞고 있을 만큼, 멜로드라마는 다른 장르들과 쉽게 어울릴 수 있는 장르이다.

멜로드라마에 등장하는 주된 갈등은 우연의 의한 사건 또는 운명적인 비극에 의한 갈등이다.

외적 갈등의 주된 요인은 신분과 계급의 차이 또는 질병, 사고, 뒤바뀐 운명처럼 돌이킬 수 없는 운명적(우연적) 분리이다. 

외적 갈등에 의해 인물의 내적 동기의 양상은 변화되지 않으나, 갈등의 해소까지는 도달하지 못한다.

이미 정해진 운명에서 내적 갈등이 극대화되므로 패배 서사에 가까우며, 이를 통해 관객들의 연민을 유발한다.

멜로드라마는 선정주의를 내포하고 있다.

관객들의 흥미 유발을 위해 액션, 폭력, 스릴 등 육체적 위험의 스펙터클을 내세운다.

이는 멜로드라마 차제가 페이소스를 주요한 정소로 가지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2.2) 코미디

코미디의 코믹은 웃음을 유발하는 혹은 그러한 의도를 지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코미디 장르는 개연성을 포기하고 웃음을 선택한 장르이기 때문에 극 중에서 이유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코미디 장르는 플롯에 따라 흘러가면서 연출되는 '의도된 웃음'과 우연히 발생하여 연출되는 '의도되지 않은 웃음'으로 나눠진다.

고대 시절의 비극이 신, 영웅, 비범한 사람들이 중심이 되는 이야기였다면, 코미디는 반대로 권력이 없는 사람들, 중하층 계급의 사람들이 중심인물로 등장하는 이야기이다.

평균적인 관객들의 수준보다 열등한 인물들이 등장해서 우스꽝스러운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이 지배적이며, 이를 저급한 취향으로 여겨 아직까지도 코미디 장르는 폄하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대부분의 코미디 장르는 해피 엔딩을 맞이한다는 특성이 있다.

또한 어떤 극적 동기화(motivation)이나 규범(norm)을 초월하여 비 개연적인 상황이 허용되어 공간 안에서의 임기응변으로 전개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영화에서 가끔 등장하는 애드리브와 비슷하다.

인과 관계의 플롯보다 즉흥적이며, 크로노토프적 플롯이 중심이 된다. (상황극 - 시추에이션 코미디)

코미디의 하위 장르로는 찰리 채플린으로 대표되는 무성영화 시대의 황금기를 보여주는 슬랩스틱 코미디와 로맨틱 코미디가 있다.

스크루볼 코미디라는 장르도 존재하는 데, 이는 '말괄량이 길들이기'라고 요약할 수 있다.

순종적이지 않은 대담하고 상층 계급의 여성과 중하층 계급에 직업윤리에 투철한 남성이 만나서 벌이는 성 대결의 양상으로 나타나는 코미디라고 할 수 있다.


2.3) 판타스틱

판타스틱 장르는 호러, SF, 판타지 영화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장르는 현실 세계를 초월한 초현실적, 초자연적 현상을 사건으로 다루는 장르이다.

현실 세계를 초월하거나 그러한 욕망이 있는 인물들이 선을 넘는 것에 도전했을 때, 어떠한 결과가 나오느냐에 따라 장르가 뒤바뀐다.

"호러 영화는 자연법칙과 경쟁하고, SF 영화는 그것을 확장시키며, 판타지 영화는 그것을 일시 정지시킨다."

만약 선을 넘은 자들에게 강력한 처벌이 내려진다면 이는 호러 장르가 된다.

또는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세계를 과학과 기술로 이용해 돌진하고자 한다면 이는 SF 장르가 된다.

또는 인지의 세계와 미지의 세계가 아닌 경계가 없는 세계를 보여준다면, 이는 판타지 장르가 된다.

판타지 장르는 주로 경이로움, SF 장르는 과학적 사유, 호러 장르는 두려움이라는 서로 다른 주요 정서를 지니고 있다.

● 호러 영화

호러 영화는 '억압된 것들의 귀환'을 표현한 영화라고 말할 수 있다.

호러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괴물이나 악당은 사실 '인간의 무의식에 억압되어 있는 욕망이 외부의 타자가 되어 귀환한 형태'인 것이다.

드라큘라는 빅토리아 시대의 도덕과 규범을 위반하는 존재였으며, 아시아에서 자주 등장하는 여성 귀신은 가부장제 억압에 억눌려 있던 여성의 은유를 나타낸다.

모두가 알고 있는 유명한 괴수 영화, <킹콩>도 마찬가지이다.

<킹콩>은 흑인에 대한 억압과 그 억압이 풀려났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에 대한 공포의 은유를 담고 있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킹콩은 억압받고 있다가 결국 폭발한 흑인을 상징한다. 

그 킹콩이 분노하여 도시를 떼려 부수는 장면은 '흑인이 폭동을 일으키고 백인 여성들을 겁탈할 것'이라는 시대의 은유를 담아둔 것이다.

김기덕 감독이 만든 <대괴수 용가리>는 6.25 전쟁의 상황을 괴수를 통해 간접적으로 드러냈다고 말할 수 있다.

휴전선 근처에 갑자기 나타난 괴수가 남하하면서 3일 만에 서울에 도달해 이유도 없이 도심을 떼려 부수기 시작한다.

이는 6.25 전쟁 당시 경험했던 북한의 남침을 용가리라는 괴수에 빗대어 표현한, 당시 시대가 지니고 있던 공포의 또 다른 은유라고 말할 수 있다.

사람들은 사회 질서 속에서 살아가며 자신의 욕망을 억압해야 한다.

직장 상사가 괴롭혀도 저항을 하면 안 되며, TV에 나오는 스타가 되고 싶어도 현실은 정반대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이루지 못하는 욕망들에 대한 억압은 무의식으로 흘러간다.

그리고 꿈(악몽)을 통해 표출(귀환)된다.

즉, 공포 영화는 이 '억압된 것들의 귀환'을 하나의 영상 콘텐츠로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귀신, 괴물 등 공포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모두 우리가 억압했던 욕망을 상징하는 요소들이다.

 SF 영화

SF 영화는 과학과 테크놀로지를 근거로 한 판타지 영화이다.

할리우드의 SF 영화는 시대의 흐름이 따라 여러 차례 변화하였다.

소련과의 냉전이 한창이던 1950~1960년대에는 외계인과 전쟁을 벌이는 SF 영화가 주를 이루었다.

여기서 외계인은 소련의 침공을 상징하는 도구로써 사용되었다.

1970~1980년대 무렵부터 SF 장르의 본격화가 시작되었다.

인류의 기원, 과학 문명으로 인한 디스토피아적 미래, 인간의 정체성, 사이버 펑크 등이 이 시기에 등장하였다.

1990~2000년대에는 마스터 플롯이 변화하여 개인의 정체성과 사회에 대한 문제로 확대되어 나갔다.

SF 서사의 개연성은 인지적 소외(낯설게 하기)에서 온다.

인지적 소외란, 독자들이 합리적인 추론을 바탕으로 SF 세계와 현실 세계 사이의 차이점을 깨닫고, 이 차이점을 통해 현실 세계를 성찰하게 만드는 서사 기법이다.

낯설게 하기 효과는 SF 세계와 현실을 번갈아 볼 수 있도록 만들어서 일부러 서사의 몰입을 방해하게 만드는 것이다.

<11인이 있다>에 등장하는 코스모 아카데미는 일본의 도쿄 대학을 연상하게 만드는 요소이다.

코스모 아카데미가 등장하는 모습을 본 관객들은 SF 세계 속의 모습을 통해 현실을 바라보게 된다.

이러한 모습들을 보면 봉합 이론이 추구하는 모습과는 거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SF는 현실과 밀접하게 붙어 있는 장르라고도 할 수 있다.

 판타지 영화

판타지 영화는 하나의 모험 서사라고도 할 수 있다.

신화와 중세 기사 문학의 마스터 불롯, 영웅 서사의 마스터 플롯을 차용한 영화로, 원형적 인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오즈의 마법사> 작품이 가장 대표적이고 전형적인 판타지 영화라고 할 수 있다.


2.4) 범죄

범죄 장르는 갱스터, 케이퍼, 탐정, 경찰, 누아르, 스릴러 등 범죄와 관련된 모든 장르를 총칭한다.

범죄 장르의 전성기 시절에는 주로 여성은 부차적인 인물들로만 구성되었다.

장르가 장르인 만큼, 주인공은 대부분 가해자, 범법자가 대부분이며, 결말에서는 (조직 내에서) 선한 주인공은 살아남고, 악한 주인공은 죽음을 맞이한다.

갱스터 장르의 영화들을 보면 아련하게 어머니와의 관계를 강조하는 모습이 주로 등장하는데, 이는 사회화 단계가 결여되어 있는 남성의 폭력성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이다.

한국 조폭 영화의 경우 재개발 지역을 하나의 크로노토프로 사용하며 이는 한국 사회의 계층 변화와 경제 성장 및 부동산 계급화를 상징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미국의 갱스터 영화의 경우에는 대공황 시대 실업과 빈곤이 만연했던 미국 사회를 크로노토브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 필름 누아르

필름 누아르란, 검은 영화라는 뜻의 프랑스어로, 사회악이나 공공의 적, 비관주의, 의혹, 음울함이 주요 정서로 사용된다.

<카우보이 비밥>으로 대표되는 하드 보일드 탐정물은 일반적인 탐정물과 큰 차이점이 있다.

주인공은 탐정이지만, '셜록 홈스'처럼 천재적인 능력을 지닌 인물이기보다는 알코올 중독자에 가난하며, 거친 인생을 살아온 전직 경찰 출신의 사립 탐정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의뢰를 주는 의뢰자가 의심스러운 경우가 많으며, 주인공이 사건을 추적할수록 사회의 악(거대한 악)을 마주하여 처음 마주한 의뢰보다 더욱 큰 일을 해내게 되는 것으로 흘러간다.

하드 보일드 탐정은 쫓는 자와 쫓기는 자가 존재하며, 피해자와 가해자를 구분할 수 없는 중첩적인 인물상을 복잡한 내러티브에 구현하고 있다.

또한 피할 수 없는 운명과 비관주의로 구성되어 있는 데, 이를 극단적인 빛(백)과 그림자(현)를 보여주는 조명 연출로 표현한다.

또한 2차 대전의 기억에서 비롯된 선과 악의 공존함도 드러내고 있다.

한국에서는 필름 누아르가 갱스터 영화의 특성을 공유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갱스터 영화와 달리 필름 누아르에서는 능동적인 여성 팜므파탈이 등장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 스릴러

스릴러 장르는 불가항력적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도전과 안도감, 정보를 알게 되는 것이 주된 정서이다.

스릴러 장르는 미궁에 빠진 사건 속에서 고통받는 피해자와 희생자의 입장이 관객의 관점과 일치한다.

스릴러 영화의 서사 구성은 플롯을 통해 관객에게 정보의 전달을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는 가에 따라 미스터리 스릴러와 서스펜스 스릴러로 구분한다.

미스터리 스릴러: 사건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관객에게 전달하지 않기 때문에 관객이 알고 있는 정보가 주인공이 알고 있는 정보와 동일하다.

누가 범인인지, 어떻게 범죄를 저질렀는지를 밝히는 것에 집중하며, 이를 후더닛이라고 일컫는다.

서스펜스 스릴러: 사건에 대한 정보를 관객에게만 전달하여 주인공이 알고 있는 정보보다 관객이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있다.

정보를 혼자 알고 있는 관객들은 그것을 모르는 주인공의 행동을 관찰하면서 조바심, 긴장감을 느낀다.


2.5) 서부극

서부극이란, 미국이라는 국가의 성립과정을 은유한 마스터 플롯이다.

서부극에서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은 '문명 vs 야만'이다.

서부극이 가지고 있는 전형적인 이야기 구조는 원주민(야만)과 개척자(문명)의 충돌이다.

미국이 가지고 있는 서부 개척 정신 자체를 강조하고, 그에 수반되는 남성미를 드러내는 것이 서부극의 목적이다.

문명과 야만이라는 이항대립적 사유는 명확한 선악구조의 대립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로 사용된다.

서부극의 주된 크로노토프는 '경계가 되는 지점'을 삼아 갈등의 지점을 확보하는 것(문명과 야만의 경계, 질서와 무질서의 경계, 국가와 국가 간의 경계 등)이다.

가장 상징적인 크로노토프로는 '모뉴먼트 벨리'가 있다.

● 수정주의 서부극

수정주의 서부극은 기존의 서부극에서 변화한 또 다른 형태의 서부극이다.

서부 개척 시대의 갈등이 문명과 야만의 대결이 아니었으며, 영토 확장을 위한 침탈이었다는 사실을 폭로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1956년 존 포드의 <수색자>가 대표적인 작품으로, 기존의 영웅주의와 단순한 선악구조에서 탈피하여, 인간의 광기와 불안정성으로 표현되는 내면 그 자체를 표현하고 있다.

수정주의 서부극은 과거의 작품에 한정되지 않으며, <아바타>처럼 비교적 최근 작품들에도 등장하는 서부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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